청각장애인을 위한 영상 자막 기술 및 도구 정리

청각장애인 유튜버들이 자막넣는 실제방법과 노하우

anchanny 2025. 6. 28. 07:59

청각장애인 유튜버에게 자막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닌 콘텐츠 제작의 출발점이다. 음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영상 플랫폼 환경에서  청각장애인 창작자는 정보를 수신하는 방식과,영상편집 과정은 다를 수밖에 없다. 소리를 직접 듣는 대신, 음성 파일을 텍스트화하거나 시각 정보에 의존하여 영상의 흐름을 구성한다. 자막은 바로 이 모든 과정을 시청자와 연결해주는 핵심적인 매개체로 작용하는 연결고리이다.

특히 청각장애인 유튜버들은 ‘나와 같은 청각장애인 시청자’를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아서 자막의 품질과 정확성이 영상의 완성도를 결정짓는다. 따라서 자막은 후처리가 아닌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려되며 어떤 방식으로 자막을 삽입할지또는  시청자가 보기 쉽게 어떻게 디자인할지를 계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막을 넣는 과정에서 이들이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음성 정보의 확보 방법이다. 소리를 직접 듣기 어렵기 때문에 음성 텍스트 변환(STT) 기술을 활용하거나 주변인에게 음성 요약 또는 텍스트 스크립트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방식은 일반 유튜버가 느끼지 못하는 추가적인 제작 노력을 요구하며 자막은 단지 보조가 아니라 콘텐츠 전반의 구조를 잡아주는 기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청각장애인 유튜버에게 자막은 ‘청취의 대체재’이자 ‘의미 전달의 주체’이며 자막을 중심으로 영상 흐름을 설계하는 독특한 제작 문법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실제 유튜버들은 어떤 툴을 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자막을 구성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청각장애인 유튜버가 애용하는 자막 제작 툴

 

청각장애인 유튜버들이 자막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도구는 자동 자막 생성 및 편집 프로그램이다. 이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Vrew, 클립챔프(Clipchamp), Adobe Premiere Pro의 자막 기능 등이다. 이들 툴은 영상 내 음성을 인식해 자동으로 텍스트를 생성하고, 이를 타임라인에 맞춰 자막으로 배치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Vrew는 특히 한국어 음성 인식 정확도가 높아서 사용자가 자막 문장을 클릭하면 해당 영상 시점으로 이동할 수 있어 자막 편집이 직관적이다. 청각장애인 유튜버 A씨는 “Vrew는 음성 내용을 시각적으로 구간 나눠 보여주기 때문에 자막 위치와 타이밍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사용이 편리하다”고 말한다. 또한 Vrew는 음성 파형이 함께 표시되어 있어서 음성 구간을 청취하지 않고도 영상 흐름을 시각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

클립챔프는 유튜브 업로드 직전 빠른 자막 편집이 필요할 때 주로 사용된다. 간단한 템플릿과 색상 선택이 가능하며 자막 크기나 위치를 조정하는 것이 쉬워서 ‘시각적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튜버에게 적합하다. Adobe Premiere Pro는 고급 편집을 원하는 유튜버들이 선택하는 도구이며 자막 스타일을 자유롭게 지정하고 멀티랭귀지 자막도 지원한다.

이 외에도 청각장애인 유튜버들은 Google Docs의 음성 입력 기능을 통해 간단한 나레이션 텍스트를 생성하거나, 스마트폰에서 Live Transcribe 앱을 활용해 영상의 오디오를 자막화하는 방식도 사용한다. 중요한 점은 이들이 단일 툴에 의존하지 않고, 영상의 성격과 목적에 따라 도구를 복합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청각장애인 유튜버들이 자막넣는 실제방법과 노하우

기획부터 검수까지 자막 제작 과정의 실제흐름

 

청각장애인 유튜버가 자막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은 일반 창작자보다 훨씬 섬세하고 체계적이다. 가장 먼저 이루어지는 단계는 영상 콘셉트에 맞는 스크립트 구상이다. 청각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촬영된 영상은 나중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를 복기해야 해서 사전에 텍스트를 준비하거나 시나리오를 구성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촬영이 완료된 후에는 음성 텍스트 변환(STT)을 통해 자막의 초안을 만든다. 이때 자동 자막 생성 기능을 사용하는데 청각장애인 유튜버들은 이 자막을 1차로 ‘읽기 쉬운 문장’으로 교정한다. 발화체 그대로 출력된 자막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주어와 목적어를 분명히 하고 문장을 간결하게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말과 말 사이의 쉼표 처리, 강조 단어의 구분, 시각적 흐름을 고려한 줄바꿈 등 세밀한 조정이 이루어진다.

이후 자막의 시간 코드 조정 작업이 이어진다. 자막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거나 너무 늦게 나오면 시청자는 내용을 놓치게 된다. 이에 따라 청각장애인 유튜버는 영상의 특정 구간을 반복 재생하며 자막과 영상의 싱크를 맞추는 과정을 거친다. 이 작업은 매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정이지만 자막 콘텐츠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마지막으로 자막 디자인 작업이 진행된다. 자막의 글꼴, 색상, 배경 투명도 등을 조절해 영상의 분위기와 어울리게 하고, 시청자의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일부 유튜버는 자막의 중요 단어에만 색을 입히거나, 감정 표현([웃음], [고민])을 자막에 삽입함으로써 더욱 입체적인 정보 전달을 시도한다.

 

자막 그 이상: 청각장애인 유튜버가 전하는 노하우와 철학

 

자막은 단순히 음성을 문자로 바꾸는 도구가 아니다. 청각장애인 유튜버에게 자막은 ‘콘텐츠의 주체’이며, 시청자와 정서적 연결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매개다. 이들은 자막을 통해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느낀 감정, 장면의 분위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께 녹여낸다.

유튜버 B씨는 “자막이 영상의 분위기를 결정짓는다”고 말한다. 그는 모든 자막에 표정 이모티콘을 삽입하고, 감정이 바뀌는 순간마다 자막 배경색을 바꾸는 방식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슬픈 장면에서는 회색 배경에 흰 글씨, 기쁜 장면에서는 밝은 노란색 자막을 사용해 영상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자막 자체가 영상의 톤을 좌우하는 디자인 요소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청각장애인 유튜버들은 시청자들의 다양한 이해력을 고려해 자막의 난이도와 속도를 조절한다.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자막은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며, 너무 긴 문장은 시청자를 피로하게 만든다. 따라서 자막 한 줄에 들어가는 글자 수를 제한하고, 한 문장을 두 개의 자막으로 분리하거나, 쉬는 타이밍을 자막으로 표현([잠시 침묵], [생각 중])하는 방식도 사용된다.

결국 청각장애인 유튜버들의 자막 제작 노하우는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소리를 듣지 않고도 영상을 듣게 만드는 법’에 대한 고유한 감각과 철학의 결합이다. 이들은 자막을 통해 시청자의 몰입을 유도하고, 단절 없는 소통을 만들어내는 창의적이고 진정성 있는 콘텐츠 제작자들이다.